아파트 엘리베이터의 잦은 고장 및 공사 결정
드디어 저희 아파트에도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 공고문이 붙었습니다. 입주민 대표 회의 안건으로 계속 지켜보고 있었기에 크게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드디어 그 때아 왔구나 싶었죠.
나 혼자 사는거면 20층 계단 쯤이야.. 싶었겠지만 저는 아내와 두돌 아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이를 안고 20층을 오르내려야 한다는 현실. 모래주머니…이상이겠죠?
그래서 아직 겪어보진 않았지만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제가 미리 세운, ‘엘리베이터 공사를 대비한 생존준비 리스트’를 공유합니다. 구축아파트 슬슬 엘베교체 시작할텐데, 다른 분들께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공사가 끝나고 나서, 생생한 후기도 다시 공유하겠습니다.
공사 시작 전 필수 체크리스트
혹시 옆라인 엘리베이터 이용 가능한가요?
공고문을 보자마자 관리사무소에 전화해서 확인한 첫 질문입니다. 아파트에 따라서 간혹 옥상이나 최고층에 옆라인과 통하는 연결통로가 있는 아파트가 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저희 아파트는 그런건 없었습니다.
아기용품과 생필품 비축 계획 : 전쟁 준비
공사기간에는 최대한 계획한 대로 오르내리고, 불필요하고 갑작스러운 오르내림은 자제하고 싶습니다. 20층이면 한번에 오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히 짐을 들고서는 말이죠.
- 비축리스트 : 생수, 쌀, 물티슈, 기저귀, 아기간식(무겁고, 크고, 유통기한 긴 것들)
- 꿀팁 : 아기우유의 경우는 멸균팩으로 사면 유통기한이 길답니다.
외출장비 재배치 : 선택과 집중
유모차는 현관문 앞이 아니라 차의 트렁크로 이동시켰습니다. 트렁크가 좀 좁아지긴 하지만 그래도 외출할 때 사용 가능해졌습니다. 차에 실리지 않는 세발자전거는, 아이가 참 좋아하지만 당분간 작별을 해야겠네요. 타지도 못하는거 눈에 보이지 않게 잘 가려놔야겠어요.
공사 기간 중 : 절도 있는 육아
머릿속으로 아이와 함께할 한 달을 그려보며 세운 몇가지 다짐입니다.
- 어린이집 등/하원은 필수, 포함하여 하루 1번만 오르내린다.
가장 큰 걱정은 평일의 등 하원입니다만, 걱정해도 바뀌는 건 없죠. 아이와 함께 20층을 등반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린이집과 놀이와 볼일은 한꺼번에 계획대로 해야 하죠. 앞으로 공사기간동안 외출공식은 모든 용무를 밖에서 해결하고, 집은 맨 마지막에 들어간다 가 될 겁니다. 저와 아이의 가방, 장본 것들 포함 모든 짐들도 함께, 한번에 올라가야 합니다.
- 긍정적인 마음 : 매일매일 계단 오르기 훈련! 대근육 발달!
이왕 이렇게 된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는 선에서,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는 연습을 시켜볼 기회라고요. 대부분 제가 안고 올라가야겠지만, 이 시간이 숙달이 되면 아이도 계단을 좀 더 쉽게 오르지 않을까요? 아이의 대근육 발달 기회로 삼아보려 합니다.
- 주말계획 : 쉴땐 쉬고, 나갈땐 확실히 놀다 온다!
주말에는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면 아이도, 저도 너무 답답할 것 같습니다. 쉬는 날은 놀이계획을 철저히 세워서 오전/오후 빈틈없이 집에서 놀아주고, 나가는 날은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와야겠지요. 공원도 가고, 마트도 가서 장도 보고, 낮잠도 밖에서 자고, 놀이터에서 실컷 뛰어놀기도 하고 돌아와야겠습니다. 가능하면 저녁도 먹고 오면 집에서는 온전히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만의 육아 아이템 활용법
아이가 낮잠 잘 때 소음에 민감하거나 집이 소음에 노출된 상황이라면
평일 낮잠이야 어린이집에서 잘 자는데, 주말엔 집에서 자니 조금 신경이 쓰입니다. 신생아 때만큼 예민하진 않지만 공사소음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준비는 해두는게 좋을 것 같네요. 최근은 여름이었어서 저희는 제습기의 소음을 활용했습니다. 선풍기도 좋은 소음이에요.
만약 이걸로 조금 부족하다면, 백색소음과 간접조명이 들어간 아이템이 있습니다. 시중에 많은 브랜드에서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내구성도 좋아서, 신생아 때 산 아이템을 지금까지도 잘 쓰고 있네요. 요즘은 백색소음보다는 간접등으로 잘 쓰고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이렇게 계획을 세우고 나니 막막하지만 그래도 방법은 있다는 작은 용기가 생깁니다. 부디 저희 가족이 이 기간동안 무사힉, 그리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네요.
11월 중순, 두돌 아기와 ㅎ마께한 한 달간의 생생한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 후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계획이 얼마나 잘 맞았는지, 혹은 어떤 예상치 못한 이슈가 생겼는지, 모두 잘 모아서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